나는 60대 중반의 부모로, 아직 미혼인 딸을 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출근길 유모차를 밀고 바삐 움직이는 젊은 엄마들을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 아침마다 분주히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또 허겁지겁 출근하는 그 모습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매일같이 이어지는 전쟁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문득 생각했다. 이 사회는 워킹맘을 얼마나 잘 품고 있는 걸까. 이 글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워킹맘들이 실제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구성해 본 것이다. 부모로서, 시민으로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
육아지원, '혼자' 키우지 않아도 됩니다
육아란 원래 공동체가 함께 해야 할 몫이지만, 현실은 워킹맘 혼자 감당하는 일이 너무 많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침마다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해야 하는데, 시간과 체력, 감정까지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서울시는 이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육아지원 제도를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형 시간제 보육 서비스’다. 갑작스럽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을 때, 동주민센터와 연계된 지정 어린이집에서 시간제로 아이를 돌봐주는 제도다. 저소득층뿐 아니라 맞벌이 가정 대부분이 이용 가능하며, 온라인 앱으로 예약도 편하게 가능하다. 아이를 가진 딸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알려주고 싶은 정책이다. 또한 ‘보육료 지원’ 제도도 강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소득 기준에 따라 보육료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며, 이를 통해 사립 어린이집 이용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형 어린이집’은 시설 기준과 교육 프로그램이 우수해, 워킹맘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 외에도 부모교육 프로그램, 육아상담 서비스, 커뮤니티 육아모임 운영 등 '정보 부족'으로 인해 힘든 부모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많다. 육아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며, 서울시는 그 사실을 제도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돌봄 서비스, 퇴근 후도 이어지는 지원
직장에서 퇴근했다고 하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육아는 그때부터가 시작이라는 말도 있다. 퇴근 후 아이를 돌볼 사람도, 쉴 시간도 부족한 워킹맘들에게 ‘돌봄 서비스’는 삶의 균형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된다. 서울시는 ‘아이 돌봄 서비스’를 통해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가정 내 돌봄을 지원한다. 전문 교육을 받은 돌보미가 직접 집에 방문해 아이를 봐주는 방식으로, 부모의 근무 시간, 병원 진료, 야근 등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요금은 시간제, 종일제, 긴급지원형 등으로 구분되어 선택할 수 있고, 정부 지원까지 받으면 실비 부담도 크지 않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을 위한 ‘우리 동네키움센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방과 후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지 않도록 커뮤니티 내 공공시설에 마련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놀고 공부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역 내 자원봉사자와 교육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어 안심할 수 있으며, 맞벌이 부모의 큰 부담을 줄여준다. 게다가 ‘서울형 마을 돌봄’이라는 이름으로, 이웃끼리 함께 아이를 돌보는 공동체 기반의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처럼 단기적 대안이 아닌, 지속 가능한 돌봄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출퇴근,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은 워킹맘에게 특히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아이를 챙기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데려다주고, 또 제시간에 출근하거나 퇴근 후 다시 데리러 가야 하는 일상은 생각보다 육체적·정서적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서울시는 이런 워킹맘의 출퇴근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교통·근무 환경 정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먼저 ‘경단녀 재취업자 우선 배려 통근노선’이 있다. 서울시에서는 출근 거리가 긴 여성 근로자에게 맞춤형 셔틀버스를 지원하거나, 민간기업과 연계한 통근비 지원 사업도 일부 시범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및 사회복지시설 근로자에 대한 접근성 향상이 중심이다. 또한 서울시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워킹맘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거나 재택근무, 시차출근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금을 받게 되어 상호 이득이다. 마지막으로 ‘엄마버스 시범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직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워킹맘의 출근 루트를 단순화해 주는 셔틀 시스템으로,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엄마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제도다.
나는 아직 딸이 결혼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아이를 낳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게 된다면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길 바란다. 지금의 워킹맘들은 정말 강인하고, 동시에 너무도 외로워 보인다. 서울시의 정책은 그런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워킹맘이 혼자 버티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함께 지탱해주는 시스템. 그런 정책이 진짜 복지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구든, 딸을 둔 부모로서, 혹은 워킹맘 스스로로서, 서울시의 정책을 꼭 활용해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