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북구에 산다. 정확히 말하면 정릉동에 거주한 지 10년이 넘었다. 성북구는 서울 중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한적한 동네 분위기가 살아 있어 살기 괜찮은 곳이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면, 생활의 불편함이나 복지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서울 전체 정책 속에 성북구가 어떻게 녹아 있는지, 그리고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은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살고 있는 성북구의 주거, 건강, 교육 관련 복지정책들을 총정리해 보았다. ‘진짜 쓸 수 있는 정보’를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주거복지, 성북구에 사는 이유가 된다
서울에서 집값과 월세 부담 없이 살아간다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특히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은 더욱 그렇다. 다행히 성북구는 서울시 정책과 더불어 자체적인 주거복지정책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북형 공공주택’이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공공임대와 연계해 성북구 내 낙후된 다세대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공실 건물을 활용해 청년·고령자 대상 임대주택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최근 정릉, 석관동 일대에 해당 유형 주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한 ‘빈집 활용 청년주택’은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신혼부부, 청년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우리 동네에도 몇 군데 시범 운영된 곳이 있었는데, 시설이 깔끔하고 위치도 나쁘지 않아 입주 경쟁이 치열했다. 임대료는 시세 대비 60% 수준으로, 초기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주거환경개선 사업’도 있다. 낡은 주택의 문턱 제거, 안전 손잡이 설치, 단열 시공 등 소소하지만 실용적인 부분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성북구청 홈페이지나 동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실제 이용자 후기도 긍정적이다.
건강 돌봄, 우리 동네에서 가까이
병원은 멀리 있지만 아플 땐 가까워야 한다.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에게는 정기적인 건강관리와 접근성 있는 의료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성북구는 서울시의 ‘서울케어 건강돌봄’ 정책을 기반으로, 구민에게 실질적인 건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은 건 ‘찾아가는 방문건강서비스’다. 특히 독거 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가정을 대상으로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혈압, 혈당 측정, 복약 지도, 건강 상담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실제 우리 이웃 어르신도 이 서비스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건강100세 상담실’이 성북구 보건소 및 일부 동주민센터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기초 건강검진뿐 아니라 운동 상담, 영양 지도, 스트레스 검사까지 받을 수 있어, 주민들이 부담 없이 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된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위한 ‘정신건강복지센터’도 잘 운영되고 있다. 우울감, 불면증,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전문 상담이 가능하고, 필요시 치료기관과도 연계해 준다. 지역 기반 복지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교육·돌봄, 성북구의 미래를 위한 투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라면 성북구의 교육·돌봄 정책도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성북구는 특히 ‘마을과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시의 지원과 함께 성북구만의 색깔이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성북형 마을교육공동체’이다. 구청과 교육지원청, 지역 아동센터, 도서관, 문화기관이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 진로 체험, 독서 활동 등을 제공한다. 필자의 조카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컬 체험 수업에 참여했는데, 흥미롭게 배우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또한 ‘우리동네키움센터’가 성북구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방과 후 돌볼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가정에는 큰 힘이 된다. 센터에서는 놀이, 학습, 간식, 생활 지도 등을 제공하며, 운영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되어 활용도가 높다. 성북구는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학습지원 멘토링 사업’도 운영한다. 취약계층 아동에게 대학생 멘토를 연결해 기초 학습부터 정서적 교류까지 지원한다. 단순한 학업 성취가 아닌 ‘함께 자라는 교육’을 실현하는 좋은 사례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평범한 동네지만, 성북구는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구민 삶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 이렇게 많은 제도와 자원이 있다는 걸 하나둘 알아가면서, ‘서울에서도 살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정보 부족으로 복지 서비스를 놓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글을 계기로 성북구에 거주 중인 시민들이 우리 동네의 복지를 조금 더 가까이 느끼고, 꼭 필요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