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건 ‘어디서 사느냐’다. 교통이 편하고, 병원이 가깝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고, 나를 돌봐줄 행정서비스가 빠른 곳.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 대전과 세종 중 어디가 노년기에 살기 좋은 도시인지 고민하고 있다. 두 도시는 인접해 있으면서도 성격이 꽤 다르다. 대전은 전통적인 광역도시, 세종은 행정 중심의 신도시. 정책 구조부터 시민 구성까지 다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노년층 기준으로 대전시와 세종시의 복지·의료·문화·생활 정책을 비교해 보며 실제 체감의 차이는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① 복지제도 비교: 대전은 탄탄한 기반, 세종은 시범형 신정책
대전시는 오랜 시간 동안 고령층을 위한 복지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왔다. 동마다 위치한 복지센터와 경로당을 중심으로, 노인일자리, 경로식당, 장기요양 안내 등 전통적인 복지 체계가 잘 작동한다. 대전의 대표 정책: - 노인일자리사업 연중 모집 - 대전형 기초생활보장제 - 노인복지관 운영 활성화 세종시는 ‘찾아가는 복지’, ‘건강관리 통합 서비스’, ‘실버하우징’ 같은 시범형 신정책이 도입되고 있으며, 복지 인프라는 아직 대전에 비해 부족하지만 정책 설계는 미래지향적이다. 세종시 주요 복지 특징: - 공공실버하우징 시범사업 - 동 복지센터 통합 운영 - 노인 정신건강 연계 관리 시스템
② 의료 및 돌봄 인프라: 대전은 병원 중심, 세종은 방문형 서비스 강화
대전은 충남대병원, 대전성모병원, 을지대병원 등 3차 종합병원이 도심에 밀집돼 있고,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 가능하다. 지역보건소 및 치매안심센터도 잘 배치되어 있어 의료 인프라의 물리적 접근성이 우수하다. 세종은 아직 종합병원이 부족하지만 ‘찾아가는 건강 돌봄’과 ‘노인건강관리팀’의 방문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요약: - 대전: 병원 인프라 중심 → 내가 병원에 가는 구조 - 세종: 보건복지팀 중심 → 복지가 나에게 오는 구조
③ 문화·여가·정서 지원: 세종은 신설형 콘텐츠, 대전은 지역 공동체 기반
대전은 각 구마다 노인복지관,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관이 다양하게 운영되며, 지역 사회의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오랜 이웃, 동네 친구들이 있어서 함께하는 소모임이 많고, 참여의 장벽이 낮다. 세종은 공동체 문화는 아직 부족한 편이지만, 제도화된 정서 돌봄으로 보완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 백세누리 예술교실 - 마을 예술인 파견제 - 스마트문화센터 앱
두 도시 모두 장점이 확실하다. 대전은 복지체계가 안정되고, 병원도 가깝고, 지역 커뮤니티도 탄탄하다. 반면 세종은 고령자를 위한 제도를 빠르게 만들고 있고, 실험적 정책이 많아 체감 효과도 크다. 나는 지금 대전과 세종 사이에 서 있다. 그리고 고민하고 있다. 지금의 편안함을 선택할 것인가, 미래의 가능성을 선택할 것인가. 결국 선택은 개인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분명한 건, 대전도, 세종도 고령자를 배려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우리 세대도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