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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과 강북 정책차이 (교통, 주거, 교육지원)

by 우아공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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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북에 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15년째 성북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뉴스에서 나오는 서울의 혜택은 왠지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강남은 다양한 개발사업과 인프라가 집중되는데 비해, 강북은 여전히 낙후되고 정체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강남과 강북의 정책 차이에 더욱 민감해진다. 이 글은 교통, 주거, 교육지원이라는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서울시 안에서 강남과 강북이 어떻게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비교해보려 한다. 특히 강북에 사는 나 같은 시민의 입장에서 직접 체감한 현실과 정책을 중심으로 풀어본다.

지하철역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교통 정책의 격차, 여전히 이어지는 현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강북에서 강남으로 가는 길은 전쟁이다. 지하철을 타면 환승은 기본이고, 버스는 언제 올지 몰라 늘 마음이 조급해진다. 강남은 지하철 노선과 도로망이 잘 연결되어 있어 이동 자체가 훨씬 수월하다. 반면 강북은 여전히 교통 소외지역이 많고, 대중교통 인프라도 부족한 편이다. 서울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북선 경전철 사업이다. 왕십리에서 상계까지 연결하는 노선으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나처럼 강북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교통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착공 이후 여러 차례 지연되고 있어 아쉬움도 크다. 강남은 이미 GTX-A 노선, 위례신사선 등 추가 노선이 빠르게 확정되고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와 민간투자가 함께 움직이니 진행 속도도 빠르다. 그에 비해 강북은 계획만 무성한 경우가 많다. 같은 서울인데도 정책 실행력의 격차가 느껴진다. 자전거 도로, 따릉이 인프라도 강남이 월등하다. 강북에서도 따릉이 이용이 가능하긴 하지만, 도로 구조나 보행 인프라가 열악해 자주 이용하긴 어렵다. 교통 측면에서 강북은 여전히 '서울 중심'과 멀게 느껴진다.

주거 정책, 실질적인 혜택은 어디로?

서울시의 주거정책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특히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 역세권 청년주택 등 주요 주택 지원 정책이 강남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수요가 많고 땅값이 높으니 정책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강북은 상대적으로 공급량이 적고, 기존 주택을 활용한 리모델링 방식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지역에 도입된 ‘빈집 활용 청년임대주택’은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제 입주율은 낮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시설이 낙후되었고, 주변 편의시설이나 교통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강남의 공공주택은 대부분 신축 위주로 공급되고, 접근성 좋은 위치에 들어서면서 실수요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실제로 내 조카는 강남 인근에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에 입주했는데, 임대료도 저렴하고 주변 환경도 좋아 장기간 거주를 고려 중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강북에도 재개발과 재정비촉진지구를 확대한다고 하지만, 주민 참여율이 낮고 진행 속도도 느리다. 주거정책의 방향은 평등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삶의 현장에서는 분명 지역별 격차가 존재하고 있다.

교육지원, 기회와 환경의 격차

교육은 가정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분야다. 서울시는 전 구를 대상으로 교육격차 해소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강남과 강북 사이의 교육환경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는 사교육 접근성이다. 강남은 대형 학원가와 과외 시장이 밀집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교육 경쟁력이 강화된다. 서울시가 공교육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강남 지역 학생들이 여전히 더 많은 기회를 가진다. 강북은 학습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다. 도서관도 노후되었고, 자치구마다 교육 프로그램 질과 양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강남구는 '1인 1 특기' 사업을 통해 방과 후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는데, 강북은 이와 같은 대규모 지원이 드물다.

 

내가 사는 성북구에도 지역아동센터가 있긴 하지만, 공간이 협소하고 참여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런'과 같은 온라인 학습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기 접근성, 네트워크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학습 의지를 끌어낼 수 있는 동기 부여 환경이 강북에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책은 동일하게 제공되더라도, 그 효과는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강남은 정책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 있고, 강북은 그 기반부터 확장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강남과 강북의 정책 차이는 단순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같은 서울 시민으로서, 비슷한 세금을 내고 살아가지만 삶의 질에서 느끼는 차이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진정한 균형 발전을 원한다면, 강북 지역의 교통, 주거, 교육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현장에 맞는 정책 집행과 실행력이 필요하다. 강북에 사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단지 희망만을 갖고 기다리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이제는 변화가 보이는 서울이 되기를 바란다.